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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6 무뚝뚝한 경상도남자도 아내때문에 눈시울을 적실때가 있다. (18)
" 게안나? (경상도사투리로 괜찮냐는 뜻.) "
" 응....."
" 아이고..우짜노.. 머리에 열도 많이 나네.."
유난히 큰 남편의 눈망울이 오늘따라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초저녁부터 으실으실 한기가 들더니 몸이 막 피곤해짐을 느꼈지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가하는 생각에 그다지 신경도 안 썼는데..
이거 웬걸..
시간이 흐를 수록 피곤함에 한기가 더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 아프면 안되는데.. '

다른 날도 아니고 광고가 나간 날이라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일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아프다고 집에 일찍 들어가서
쉬어야겠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따뜻한 물을 마셔 가면서 남편옆에 있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이 놈이 몸이 말을 듣지 않더군요.
급 피곤함에 열까지 나는 것 같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남편에게
좀 쉬어야겠다는 말을 하고는 가게 한켠에 있는 간이침대에 몸을 맡겼습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곤하게 잠든 절..
마칠 시간이 다 되었다며 남편이 깨우러 왔더군요.


" 집에 가자.. 일나라(일어나라).."
" 응?!.. 몇 신데.. "
" 몇 시긴.. 2시 넘었다..푹 잤나? "
" 그런 것 같다.."
" 아프면 아프다고 하지.. 으이구.. 미련 곰탱이같이.."
" ........... "
" 으이구..열 많이 나네..병원가야 되는거 아니가..  "
" 게안타(괜찮다).. 집에 가서 푹 쉬면 낫겠지.."
" 뭔 떼 돈 번다고.. 미안타(미안하다).."
" 뭐라하노.. "


남편은 그 말(미안하다)을 하고는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한참을 절 애처롭게 바라 보는 남편..
그 모습에 괜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어린시절 아파서 누워 있을때 아버지가 머리를 만지면서 걱정스럽게
보는 모습처럼 느껴져서 말이죠.


" 묵고(먹고) 살라고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몸 생각하면서 해야지 안글라
(안그래..)..

내일 아침에도 계속 몸이 아프면 낼은 집에서 쉬라..알았제.."
" 내일은 안 게안켔나(괜찮겠나.) ..걱정하지 마라.."


집에 가는 내내 ..
운전을 하면서도 제 얼굴을 계속 안쓰럽게 쳐다 보는 남편을 보니
평소와는 다른 또 다른 남편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무뚝뚝한 경상도남자 아니랄까봐..

말수도 적고 감정표현도 잘 안했거든요.
완전 오리지날 경상도 사내 그자체...
그런데..
같이 일을 한 지 3개월에 접어 들면서 처음 아내의 아픈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나 봅니다.
늘 편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우여곡절끝에 같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아내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군요.

" 많이 힘들제.. "
" 아니.. "
" 다음에는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해라..참지 말고..
니가 아프니까 내 맘이아프다.. "
" 와이라노( 왜..이래..).. "
" ........ "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는 남편..
그 모습에 제가 더 미안하더군요.

' 자기야.. 미안하데이.. 걱정하게 만들어서.. '

걱정해주는 남편을 보니 제가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참 행복하더군요.
부부라는 소중함을 더 가슴 깊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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