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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3 결혼 11년 차, 연애때의 로맨틱가이였던 남편의 모습이 그려진 하루.. (10)


" 지금 밖에 비 안 오는데 가게 문 닫고 불꽃축제 사진 찍으러 가까? "

" 머라하노.. 돈 벌어야지.."
" 낮부터 계속 비 왔는데 손님 많겠나?!.
  눈 딱 감고 ..어떻노..가게 문 닫고 가자.."

" 됐네요.."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오다가 저녁시간이 다 되서 그친 것을 보자
괜히 절 떠 볼려는지 한마디 건내는 남편..
' 그렇게 할까!..' 란 생각이 순간 스치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현실을 직시하며 돈 벌어야지 하는 말이 먼저 튀어 나왔습니다.
결혼 11년 차에 들어선 완전한 아줌마 아니랄까봐 말이죠.

가끔 한번씩 무뚝뚝한 남편도 로맨틱가이가 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새삼스럽긴 하지만 늘 마음만은 옛날로 돌아간 느낌에
여유로움이 가득하답니다.

(2년 전 오토바이 여행할때의 우리부부 모습.)

사실 가게를 하기 불과 2년 전만 해도 여행을 한 달에 몇 번은 다닐 정도였지요.
둘 다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 보다 이곳 저곳 많은 곳을
여행을 다닌 것 같습니다.
그런 자유로운 영혼처럼 늘 여유로운 마음으로 부부이지만 친구와 같은
마음으로 늘 여행을 좋아했는데..

조그만 가게를 하고 나서는 예전처럼 여행을 많이 하지 못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내 마음을 잘 알아서 일까요..
한 달에 두어번은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를 하며 바람을 쐬고 오기도 하지요.
솔직히 전 그것으로도 대만족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옛날보다 같이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내주지 못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 오늘처럼 갑자기 엉뚱한 말을 내 뱉곤 하지요.

" 불꽃축제하면 좀 멀지만 이곳에도 소리 들리니까 그 소리로 만족하자..
지금 나가봤자 차만 막히고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도 못 찍는다.."
" 후회 안하제.. 빨리 결정해라..니만 오케이하면 가게 문 닫는다."
" 안 간다니까.. 됐으요...일합시다."


솔직히 말만 들어도 참 듣기 좋았습니다.
돈 번다고 정신없이 바쁠 시기에 잠시나마 낭만적인 생각을 하게
해 주니 말입니다.
여하튼 가게 문 닫고 불꽃축제를 보러 가자는 남편을 보니..
연애때의 로맨틱가이였던 남편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낙엽만 구르는 계절이 와도 낭만적이게 행동했던 그 남자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과 만나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서 세상은 참 멋지게
보이는게 연애시절입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을 만끽하기 위해 결혼이란 굴레를 같이 들어 가게 되는 것이구요..


결혼 11년 차..
현실에 얽매어 조금은 서로에 대해 소홀하게 되는 시기인데도
우린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연애시절 감정을 느끼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건 아마도 서로에 대해 마음을 배려하는 것이 깊어서가 아닐까합니다.
그렇기에 한번씩 느끼는 감정이 오랜 친구처럼 ..
사랑하는 연인처럼 느끼며 사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