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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28 남편의 직업이 부끄러워 개업을 해도 가지 않는 아내.. (16)


" 장사 잘 되십니까? "

" 어휴.. 이렇게 멀리까지..고맙습니다."
" 바쁘시네요.. "
" 덕분에요..고맙습니다.."
" 별말씀을.."
" 사장님의 관심과 배려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이자리가 없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맨발로 뛰쳐 나올 만큼 우릴 보며
좋아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는데 우리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모습에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그런 사장님의 모습에 우리부부는 더 고마운 마음이 들어 흐뭇한
미소로 화답을 했답니다.

작년까지 우리가 알콩달콩 꾸려간 작은 가게였는데 얼마전 체인점같이
운영하기위해
집근처 가게를 하나 구하고 작년까지 잘 운영했던 가게는
다른 사람에게
인수인계를 했답니다.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을 들어서 일까 광고를 내자마자 가게는 새주인을
만나게 되었죠. 요즘같이 불경기에 이렇게 가게가 잘 나가는 곳은 별로
없을텐데 정말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그당시 많은 사람들이 가게를 보러 왔었지만 유독 우리가게에

관심을 보이던 분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사장님이랍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게를 보러 올때 가게 안 구조라든가 권리금등 금전적인
부분을 묻고 가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분은 틀렸답니다.
묻는 것도 많고 여러가지 관심도 많고 무엇보다도 일을 하는 모습(노하우)을
배우고
싶은 의향을 밝히며 적극적으로 며칠동안 내내 우리가게를 찾아 와서
늦은 시간까지 우릴 괴롭히며
가게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배우고
싶다며 매달렸답니다.

처음엔 솔직히 바빠서 정신이 없을 정도인데 자꾸 신경쓰이게 하니 짜증이 났었지요.
그런데 뭔가를 할려고 하는 의지가 눈에 보이게 확고해 보이고 가게를 꼭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우린 마음을 열고 우리만의 노하우를
공개하며
가게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줬답니다.
솔직히 남편이나 저나 마음이 좀 여리고 착한 편이거든요.
그런데다가 가게를 물려 받을 분도 우리 못지 않게 때가 묻지 않아 보이고
열심히 할려고 하는 의지가 느껴졌지요.
사실 그 분의 자세한 가정사를 듣고 나서 더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가게를 인수한 분은 참 가정사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다 늦은 나이에 중매로 결혼..
그런데 결혼할 여자와의 나이차이가 많아 처음엔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하더군요.
남자는 늦은 나이에 결혼했기때문에 자식을 일찍 갖고 싶었는데..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이 문제로 처음부터 삐끗거렸다고..
그런데다가 결혼을 하고 얼마 안되어 남자가 하는 사업(영어학원경영)이
잘 안되어
돈을 엄청 까먹어 돈문제로 삐끗하기까지해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돈보다 더 힘든건 바로 홀어머니와 같이 살다 보니 고부간의 갈등이
너무 심해 부부사이가 더 악화 되었다고 하더군요.

늦은 나이에 결혼과 동시에 사업실패, 가정파탄까지 완전 몇 년사이
우여곡절을 다 겪은 분이었죠.

그래도 나이 50이 다 되었지만 느즈막에 낳은 4살된 아이와 처 그리고
홀어머니를 부양하기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업실패 후 여러가지 일을 전전하다 지금 가게 운영할 수준까지
된 분이랍니다.


그런데 어렵게 일을 배워 가게을 운영할 정도로 나름 열심히 살려고 한
분인데
그의 아내는 남편 개업하는 날 오지 않았더군요.
가게 안에서 우릴 반기는 사람은 열심히 살려는 사장님과  80이 훨씬 넘어
보이는 그의 어머니가 전부였답니다.


" 와이프는 안 보이시네요? "
" 네..그렇게 되었습니다. "
" 오늘 같은 날 옆에서 사장님께 용기를 줘야하는데 ... 바쁘신가 보네요.."
" 바쁘긴.. 사실은 우리며느리 우리아들 이런 일 한다고 부끄럽다고
안 간다고 그랬데요.
."

" 네에?!.."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 계신 사장님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그 말에 조금 충격 받았답니다.
' 이 일이 어때서.. 참...나... '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횟집을 운영하는게 뭐가 부끄럽다는건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남편과 전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으로 어색하게 쳐다 봤답니다.
그때 사장님 조그만 목소리로 이러는 것입니다.

" 울 마누라 제가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할때 만났거든요.
그래서 계속 쭉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평생할거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지금 횟집을 한다고 하니 이해를 못해요.
하물며..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 보기 부끄럽다며 말도 안해요.
솔직히 전 그런 아내의 모습 이해하기 힘들답니다.
현실적으로 이제 학원을
운영할 돈도 없고 아이들 가르칠 나이도 지났는데 ..
지금의 현실에 대해 수
긍을 하지 않아 대화가 안될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재기를 멋지게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


" 네.. 그렇군요. 잘 될겁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요..힘내세요.."

사장님의 가정사에 대해 듣고 나니 솔직히 힘이 쭉 빠지고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힘겨운 세상 살아 갈려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보기 좋았습니다.
지만 왠지 씁쓸한 마음도 들더군요.
남편이 힘들때 옆에서 말한마디라도 해주며 힘이 되어 주어야 할 아내가
없다는 것이 좀 그렇더군요.

여하튼.. 먹고 살려고 열심히 발버둥치는 사장님을 보니 자랑스러웠답니다.

" 사장님..꼭 성공하셔셔 멋지게 재기하시길 바랍니다. 홧팅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