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에세이..'에 해당되는 글 86건

  1. 2009.11.26 (결혼10년된 부부)경상도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애정표현은.. (50)
결혼 10년이 지난 지금..
 남편에게 전화를 걸면 
"사랑해"라는 말보다 " 밥 뭇나? "는 말을 먼저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닌 울 랑님도 마찬가지라는 사실..
하루에 몇 통의 전화통화를 하면 대부분 끼니에 관한 대화이지요.

' 밥 뭇나?.'
' 뭐 먹었는데?'
' 맛있더나?'
' 마이 뭇나?' 등..
세월이 흐를수록 전화통화 내용은 대부분
'잘 먹는지?' 에 대한 걱정스런 내용입니다.

사실 살면서 먹는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10대,20대 대부부의 전화통화 내용은..

' 나 얼마나 좋아해? '
' 나 사랑해? '
' 나 이뻐? '
' 나 좋아 죽겠지? ' 등 애정표현이 대부분에 비하면
나름대로 30대부터는 현실적인 내용이 더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전화통화를 할때마다 먹는것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5번을 통화하면 과반수(3번이상)이 먹는 이야기이고,
그외 서로의 애정표현입니다.
참 우스운게 저도 현실적으로 사는 편이긴 하지만..
간혹 배알이 꼬여서 제 마음과는 달리 남편의 식상한 물음에
무뚝뚝하게 대꾸를 해 버릴때도 있답니다.


" 알아서 잘 챙겨 먹는다..근데 그말빼고 다른 할말은 없나?" 라고..
그럼 울 랑님 오늘 우리 각시가 기분이 안좋아서 그렇구나!하고
빠른 레이다망으로 감지를 하면서도 마음과는 달리
무뚝뚝한
경상도 말투로 이렇게 대답을 하지요.
" 그래...푹쉬라..나중에 보자.." 며 전화통화는 순식간에 짧게 마무리됩니다.
순간 전화기에서 울리는 신호음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뚜~~~~~~.

전화를 끊고 나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뚝뚝한 경상도 아지매의 성격이 또 어딜가나요~.
전화통화가 끊나고 잠깐 몇 초 동안만 그런 생각이 들뿐..
저도 더이상 전화통화에 미련을 두지 않고, 전화내용에 대해 잊어버릴려는 듯
다른일에 몰두하고 있는 내모습에 우습기도 합니다.
바쁘게 일하면서 집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해 주는 것만으로도 황송해야 하는데..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내 모습을 한번씩 보면 간이 배 밖으
로 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그런 철없는 아내의 말이 조금은 서운하기도 할텐데도 울 랑님은
그런 제 성격을 잘 알고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화에 대고 서운하게 대답한 날은 미안한 마음에 이쁜짓(!)을 하며
낮에 있었던 나의 철없는 행동에 대해 속죄하기도 하지요.

울 랑님 그런 내 모습을 보면 그저 미소로 모든 것을 이해하며 넘어 간답니다.
그럴때마다 말은 안해도 늘 고마운 분으로 내 뇌리속에는
차곡 차곡 그 느낌들이 빼곡히 쌓인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우리남편이 제일 멋지고 이뻐 보이기도 합니다.
ㅎㅎ... 
' 나..팔불출인가봐..'- 이해해 주삼!

결혼생활이 깊어 질수록 남편이 가장 이뻐 보일때가 이제는 눈에 다 보입니다.
그럼..

**남편이 가장 이뻐 보일때가 언제일까!**



1." 저녁에 밥 하지마레이.." 라고 할때..
( 아내분들 대부분 다 그렇듯이 저녁 먹고 들어오면 정말 기분이 좋죠..ㅎ)

2." 니가 만든 요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 솔직히 이말은 신혼초에 많이 들었는데..ㅎㅎ 지금은..ㅋ)

3." 생선 조심해서 먹어라.." 
( 생선먹다가 사실 죽을 뻔 한 일이 있었거든요. 가시가 목에 걸려서..ㅎ
 그 사건이후 늘 생선반찬이 나오면 가시를 손으로 일일이 발라 살만 내 밥위에 올려 준답니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도..ㅎ)

4." 설겆이 해 주까? "

5.아파서 아무것도 못먹고 누워 있을때 정성스럽게 밥을 해서 줄때..

6.회사에서 " 밥 뭇나? " 라고 물어 봐 줄때.

평소에 제가 울 랑님이 이뻐 보일때입니다.
경상도 사람치고는 행동하는 것을 보면 부드럽고 온화하죠..ㅎ


30대가 되면 누구나 그렇듯이 ..
사랑만으로만 살 수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면서 살겁니다.
결혼 전만해도 사랑 하나만 있으면 뭐든 다 될 것 같고,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결혼 생활이 깊어 질수록..
조금은 무뚝뚝한 말이지만  '밥 뭇나?' 라고 묻는 말이
제가 보기엔 사랑과 관심 모두 전달해주는 한마디인 것 같더라구요.
ㅎㅎ...
경상도 부부의 애정표현 조금 황당하게 보이시죠.
그래도 그 말 한마디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애정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