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도 놀란 버리는 나무의 대단한 변신

2016. 6. 30. 22:45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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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만에 버려진 나무의 대변신!

제주도에 정착해 살고 있는지 1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짧다면 짦은 시기인데 왜 그런지 제주도에 오래전부터 살았던 사람처럼 이젠 익숙한 제주도생활입니다. 아무 연고없는 제주도에서 산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죠. 그래도 지금껏 별 탈 없이 잘 지내 온 시간들이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 물론 가게 운영을 하면서 셀프로 다 이것거것 만들다 보니 더 애틋함이 들어 더 좋으네요. 제주도는 장마철 비가 자주 내렸습니다. 중부지방에 마른장마에 힘들어 할때 제주도는 습도가 높은 날씨가 계속~ 그래도 며칠에 한 번 햇살이 비추어 주니 오히려 여름 분위기나고 괜찮네요.



오늘 포스팅은 장마철 비가 오는 가운데 정성이 많이 깃든 '버리는 나무의 대단한 변신'입니다. 오늘 제 포스팅을 보면 아마도 버리는 나무 그냥 지나치지 않을 듯요..물론 제 생각...ㅎㅎ



클린하우스 옆에 버리는 나무가 보이길래 주워 왔습니다. 원래는 이런 나무 버릴려면 일반쓰레기봉투에 넣는거 아시죠.. 하지만 넣지 않고 그냥 버렸더군요. 하여간 이 나무를 활용하면 멋진 의자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뇌리를 마구 지나 가길래 가져 와서 깨끗이 씻어 재활용했어요.



솔로 박박 문질러서 이물질 제거부터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장마철 간간히 비가 오지 않는 날에 이렇게 햇살에 잘 말려 주었어요.



너무 깨끗이 씻었는지 나무 속까지 물이 들어 가 잘 마르지 않았습니다. ㅠㅠ



그래서 비가 오는 장마철 이 나무를 말리는데만 꼬박 일주일은 걸렸네요.



나무가 다 말랐다고 페인트를 준비해 색칠을 하려고 하니 가게 일이 바빠서 보류.... ㅡㅡ



그렇게 시간이 나길 기다리면서 또 말렸어요. ㅋㅋ



드디어 가게 일이 일찍 끝나는 날 페인트 작업 시작했어요.  먼저 나무 전체에 하얀색으로 먼저 칠했습니다.



뭐든 하얀색 도화지처럼 만든 뒤 원하는 그림이나 색상을 넣으면 한결 수월하거든요.



버리는 나무를 다 칠 한 후 가게 앞에 놓여진 의자를 가져와 다시 색칠하기로 했어요. 1년 동안 사용한 의자인데 색이 벗겨지고 군데군데 파손된 것이 있어 손도 좀 볼겸....



그렇게 하얀색을 칠할때 1년 동안 꿋꿋이 손님들의 편안한 휴식을 준 의자에게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그리고 색도 덧칠했어요.



ㅎㅎ....덧칠을 해 놓으니 더 화사해지고 이뻐졌어요.



버리는 나무 밑둥과 윗부분도 하늘색으로 칠했습니다.



생각보다 잘 칠해지지 않아 덧칠하는 수준으로 두껍게 칠했어요.



이렇게 예전에 사용하던 의자랑 같은 계열로 칠해 놓으니 깔끔하니 보기 좋네요.



산토리니 느낌도 솔솔나고~



이렇게 페인트를 칠하고 꼬박 3일을 말렸습니다. 왜냐......장마라 갑자기 비가 내려서 잘 마르지 않더라구요.



비 올땐 가게 뒷마당 쉼터 벽 면에 바싹 붙여서 말리공....



습도가 높은 제주도라 뭐든 페인트칠을 하면 쉽게 마르지 않는 단점이 있어요.... 물론 장마철이 아니었다면 더 빨리 멋진 의자를 만들 수 있었겠죠.



마지막 작업....... 의자에 칠한 페인트가 다 마른 것을 확인하고 이니셜을 적어 넣었어요. 너무 밋밋해 보여서...



생각보다 마음에 더 들어요...... 내가 이렇게 솜씨가 좋았나! 할 정도로..헷헷~



꽃도 의자에 그려 넣으니 더 화사해요~



뭐든 손이 많이 가면 더 이뻐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정성이 들어 갔다는 의미겠죠.



이니셜은 두 번 덧칠했어요. 한 번 칠했더니 마르고 나서 본 결과 색이 연해서.... 다시 한 번 더 덧칠해서 그려 넣었어요



버리는 나무로 만든 의자는 이렇게 가게 앞에 뒀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의 쉬어 가는 의자도 되고 테이크아웃 주문하고 잠깐 앉아서 기다리는 의자 역할도 합니다. 테이크아웃 바로 옆 방에 쉼터가 따로 있지만 대부분 테이크아웃하고 그냥 가는 분들이 많아서 잠깐이라도 쉴 수 있게 만든 의자랍니다.



조금 허접하긴 해도 작은 가게랑 너무도 잘 어울리는 나만의 의자들



보기만 해도 흐뭇해요



제주도에 이사와서 유명한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지만 몇 분 거리라 다 관광지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가게를 구하고 장사를 하고 나니 주윗분들이 그러더군요. 주택가 골목에서 어떻게 장사할 생각을 했냐고...ㅜㅜ 하여간.....지금은 처음에 고생했던 것과 달리 재미나게 일하고 있어요.



아무 연고없는 제주도의 어느 골목길에 작은 가게를 차리고 장사를 하니 대부분 사람들이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유명한 관광지에서 럭셔리하게 가게를 꾸며도 잘 될까 ~말까라고 하시면서...... 하지만 우리부부 늘 그랬듯이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 처음 가게를 시작할때 많이 힘들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도 얻었답니다.



관광지와 조금 떨어진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가게지만 지금은 동네를 화사하게 만들어 줬다고 동네분들이 좋아하세요. 물론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주택가에 왠 생뚱맞는 건물이야! 하면서 관심을 보여 주니 그 또한 재미나요.



어딜가나.......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말처럼 열심히 산다면 뭐든 안 되는게 없다는 철칙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물론 알뜰한 남편이 있기에 더 제주도에서 잘 버텼는지도 모르겠네요. 에긍....버리는 나무로 멋진 의자를 만든 이야기를 하려다 제주도 정착하면서 겪은 제 이야기를 늘어 놨네요..하여간 뭐든 열심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우리부부 뭘 하나를 봐도 허투루 보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떤가요...버리는 나무의 대단한 변신 제목만큼 의자 괜춘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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