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부부의 빵 터지는 문자


얼마전 치과 검강검진을 했는데 사랑니가 약간 썩어서 다른 치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오늘 사랑니 위 아래 두 개를 제거했습니다. 그런데 사랑니 뺄때 마취를 해서 하나도 안 아프다는 말에 나름대로 긴장을 좀 늦추고 갔는데 사랑니가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잘 빠지지 않는다며 생살을 찢고 사랑니를 제거했습니다. 물론 마취한 상태이긴했지만 어찌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치과, 치위생사

사랑니 발치 후 병원에서 치위생사가 설명해 준 내용...


하여간 치아를 뽑고 나니 속은 시원하긴 해도 영 불편하더군요.. 

" 이 잘 빠지더나? "
" 아니.."
" 그럼 .. 니..칼로 찢어서 뺐나? "
" 어.."
" 음....니... 마취 풀리면 마이 아플낀데.."
" ................ "
"그냥 집에 들어가라.. 니 일 못한다.. 마취 풀리면 아파서.."


울 남편 마취 풀리면 아프다고 겁을 어찌나 주던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겁이 많이 났습니다. 치아를 뽑고 한 두 시간이 되었을까..이가 슬슬 아프더군요... 남편의 말을 자꾸 생각하니 이가 더 아픈 것 같은 느낌에 몸살이 다 나려고 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약을 먹기 위해 대충 끼니를 해결하고 집으로 와서 약을 먹고 누웠지요. 약이 독해서일까 잠에 취해 일어 나보니 10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혼자 가게에 있을 남편이 혹시나 밥은 굶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 되어 문자를 보냈습니다. 
 

카카오톡, 경상도 부부, 경상도

경상도 부부의 카톡


" 밥 뭇나? "
" 이 그냥 뺀 건 조금 덜 아픈데 짼건 계속 아리네..식은땀이 다 난다."

" 내는 걱정말고 시라 "

다행히 혼자서도 잘 챙겨 먹구나하는 마음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문자답을 잘 하지 않던 남편 줄줄이 문자를 보냈습니다.

" 시간이 약이다 "
 

헐...그건 나도 압니다요....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문자..

" 그래도 그나마 니는 나은기다."
" 내는 죽는줄 알았다 ." 


헐.... 그래서 우쨌다고.. 쳇!
지금 당장 이가 아픈데 위로로 한다는 남편의 말이 그닥 좋게는 안 들리더군요.. 
그래서 그에 대한 내 마음을 문자로 보냈죠.
 


" 난 식은땀이 다 나구만.."

그랬더니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보낸 남편의 빵 터지는 문자..

" 보일러꺼라." 

평소 문자도 잘 안하고 답을 해도 길게 하지 않던 남편인데 왠일로 문자를 길게 하나 했습니다.
역시나 그에 대한 마지막 답장도 무뚝뚝한 경상도 남편 아니랄까봐 황당 그자체였습니다.
에공..내가 너무 많은 걸 남편에게 바랬나 봅니다.
하여간 남편의 마지막 문자에 그저 웃음밖에 안 나오더군요.

' 그래..내가 너무 많은걸 바랬어...내가.....'

그 말이 입안에서 계속 맴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