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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같은 시어머니..

Posted by 줌 마 사는이야기 모음방 : 2008.07.30 01:08
                   

어제 토종닭이 좋다는 곳을 알아보고 오늘 낮에 농장에 갔습니다.

튼실 튼실한 토종닭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제일 좋은 놈으로 골라 장만을 해서 시댁에 갔습니다.

사실 저 먹으려고 그 멀리 농장까지 가진 않죠..ㅎ

오늘이 복날이라 시댁에 가서 백숙을 끓여서 대접하기위해서요.

오늘따라 얼마나 덥던지..

백숙을 만드는 내내 땀을 팥죽같이 흘렸답니다.

평소에 땀을 잘 안흘리기로 유명한 나인데 오늘 덥긴 더운 모양입니다.

저녁에 백숙을 먹고 설겆이를 해놓고 집에 갈려고 하니 어머니께서

좀 놀다 늦게 가면 안되냐고 그러십니다.

솔직히 시댁에 가면 누구나 빨리 집에 가고 싶은 건 당연한데..

그렇다고 싫다는 표를 낼 수도 없고...

내 눈치를 대충 보던 신랑이 오늘 고생했는데 알아서 집으로 데리고 갈 폼입니다.

신랑이 하는말 ..

 " 엄마..나 피곤한데 일찍가서 쉴란다.."

그러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

" 그러나...난 공주랑 목욕좀 갈라고 했더만.."
(공주는 바로 절 부르는 애칭입니다..ㅎ)

하시고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솔직히 전 그말을 듣는 순간 허걱! 목욕탕~. 완전 난감했습니다.

평소에 목욕탕을 어머니랑 자주 가지 않아 정말 어색하고 좀 계면쩍었는데..

목욕탕이라니..헐~!

그런데 신랑은 시댁에서 내가 일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목욕탕에 같이 가고

싶다는말에
그만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내 눈치를 보더니 갈래? 말래? 하며 물어 보는 듯 눈빛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옆에 계신데 안간다고 할 수도 없고..

난 어쩔 수 없이..
 
" 그럼 오늘 땀도 많이 흘렸는데 목욕이나 가서 씻고 피로 좀
풀고 올까예 어머니..."

하며 마음에는 없지만 어쩔 수  없는 대답을 하였습니다.ㅠㅠ

그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신랑은..
 
" 그랄래~. 그럼 목욕 갔다올때까지 쉬고 있을께
천천히 온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헐...

별로 가고 싶진 않았지만 오늘하루 마무리를 잘하고 갈려고 어머니랑 목욕탕에 갔습니다.

날이 더운데도 목욕탕엔 나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라 그런지 늘 목욕탕에 같이 갈때마다 쑥스럽습니다.

어머니는 평소에도 목욕탕에 혼자 자주가시지만 내가 시댁에 가는 날은 거의 목욕탕에

끌려가다시피 같이 갑니다.

어른이 같이 가고싶다고 하시는데..뻗칠 수도 없고..

어머니는 절 늘 딸 같아서 좋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전 늘 부담스러운 어른이십니다.

아직도 어려운 분이고...ㅎ

목욕탕에 가서 씻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날 물끄러미 보시더니 하시는 말씀..

" 요즘 니 와이리 에빘노 ( 살빠졌네란 뜻)..." 하십니다.

" 예?..아인데예.." (아니란 부산 사투리)

" 아인데..마이 에빘구만... 니 요즘 더워서 잘 못먹나? "

하고 걱정스런 말투로 물으십니다.

사실 요즘 여름을 대비해 얼마전부터 다이어트 보약을 지어 먹고 있었는데..

그게 효과를 나름 본 모양입니다.

그런 사실도 모르시고 어머니는 살이 빠졌다고 걱정하시고..

솔직히 늘 이렇게 신경써 주시니 고마움을 느낀답니다.

난 화제를 바꿀려고..

" 어머니 등 밀어 드릴까예? "라고 먼저 말을 건냈답니다.

" 그라까.. 요즘 땀을 많이 흘려서 때 마이 나올끼다. 놀라지말고..공주야"

어머니는 늘 같이 오면 때가 많이 나온다고 말을 하십니다.

사실 목욕탕에 자주가시니까 때도 없더만..ㅎ

어머니 등을 밀면 사실 제 몸을 씻을 힘이 없어집니다.왜냐하면

체격이 워낙 좋으셔셔 등이 좀 넓거든요..

그런데...

" 어~?"

오늘 등을 밀려고 어머니 등뒤에 앉으니 어머니의 체격이 조금 작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보기엔 살이 빠져 보였습니다.

얼굴은 통통하시어 잘 모르겠더니..( 부으신건가?..)

" 어머니 요즘 살이 좀 빠지신 것 같네예.."

" 어... 요즘 날이 더버가 입맛이 없다 아이가..그래서 그런갑다.."

" 네..."

평소에 그렇게 넓던 등이 오늘따라 왜 그렇게 외소해 보이시던지..

조금 마음이 안되었습니다.

전화를 드릴때마다 늘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니 너희들이나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하시더니..

그건 말 뿐이었습니다.

오늘 어머니를  목욕탕에서 본 모습은 왜 그리도 늙어 보이고 작아 보이시던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자식들 걱정 할까봐 늘 당신 걱정일랑 하지말라는 어머니..

내가 평소에 너무 소홀히 대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특별한 날이 아니면 시댁에 잘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자주 찾아 뵈어 건강도 체크를 해 봐야겠습니다.

늘 자식들을 위해 뒷바라지를 해오며 정작 당신 몸은 신경을 못 쓰신 어머니..

이제는 자식처럼 생각하는 어머니의 며느리 공주가 신경을 평소보다

많이 쓰도록 할께요..

어머니께서 절 사랑하는 마음까지는 못 따라 가겠지만 ..

시어머니지만 늘 편하게 대해 주시려고 하시는 어머니..(친정엄마 같으신 분)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어머니랑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 오늘따라 어찌나 밝아 보이던지..

그건 바로 내 스스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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