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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낸지 한달도 안됐지만 나름대로 여러군데에서 축하메세지를 많이 받았다.
내 주위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 뿐만 아니라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된
지인들 모두
진심어린 마음으로 축하해줬다.
그리고 얼마전 오프라인을 통한 지인들 모임에서 세미예님이 시민센터에
시간 좀
내어 들러 달라는 말을 했었다.
매주 토요일 블로거들을 위한 강연을 하는데 블로거들을 위해 이번에 책을
낸 내게
 저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싶다고 했다.
솔직히 말만 들어도 참 고마운 제의였다.
그래서 며칠동안 나름대로 인터뷰할 내용들을 미리 머릿속에 정리하면서
토요일이 오길 기다렸다.
물론 남편도 참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시민센터에 가는 날 차로 데려다 준다고 했다.

드디어 ..
저자와의 만남을 하러 가는 날..
평소 예민한 성격이라 전날부터 설레이는 마음에 잠을 설쳐
일찍 일어나 먼저 씻고 곤히 잠든 남편을 깨우기로 했다.
그런데 다 씻고 들어왔는데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너무 일찍 설친 탓이란 생각에 남편이 알아서 일어
나겠지하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1시쯤엔 일어나야 하는데 영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몇 시에 알람을 해 놓은거야?' 란
생각에 남편의
휴대폰 알람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게 뭥미?!......
알람이 3시30분으로 되어 있지 않은가!

" 뭔데...짱나..."

알람 시간을 보는 순간 왜 그렇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지...
불과 약속한지 이틀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잊어 버렸단 말인지 정말 황당했다.
그렇다고 곤히 잠든 남편을 깨워서 태워 달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난 어쩔 수 없이 서운한 마음을 안고 택시를 타고 시민센터에 갔다.
시민센터에 가니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강의를 듣고 있었다.
직접 시간을 마련해 준 세미예님은 내가 강의실에 들어가니 벌써부터
나름대로 자세하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해 놓으신 상태라 인터뷰하기가 수월했다.
긴 시간을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다시 가게에
일을 하러
가야하는 상황이라 긴 시간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서야했다.
그런데 일부러 내 얼굴을 보러 온 지인을 센터에서 또 만나게 되어 잠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대화를 하게되었는데 가게 문 여는 시간이 다가
올 수록
마음이 편칠 않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늦겠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이게 뭥미?!..
전화를 안 받는 것이었다.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마디..
' 자나 보네..' ..

한 번 ..
두 번..
세 번..

계속 전화를 안 받으니 짜증이 났다.
그렇다고 지인이 보고 있는데 화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고..
혹시나 다른 전화벨 소리면 받겠지하는 마음에 휴대폰이 아닌
집전화로 전화를 하니 역시나 받지 않았다.

4시에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데 정말 난감했다.
늘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4시전에 문을 열었었는데..
남편은 이런 내마음도 모르고 꿈나라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곤히 자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집도 전화 안 받고 휴대폰도 안 받는다면 아마도
가게로 가고 있는 중이라 그럴 것이다란 생각에 이젠 가게로 전화를 해 보았다.
헐.. 역시나 가게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난 하는 수 없이 오랜만에 지인과의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도 못 부린채
택시를 타고 가게로 향했다.

그런데 많은 아쉬움이 남아서일까..
택시안에서 왠지 모를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며칠전부터 약속한 것도 까먹은 남편의 서운함에 화가 났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의 커피한잔의 여유도 없이 와야하는
안타까움에 화가 난데다가..

4시에 가게 문을 열어야하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남편을 생각하니 가게에 도착하는 내내 화가 났다.
역시나..
가게에 도착하니 가게 문은 꽁꽁 닫겨 있었다.
분명 남편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집에서 자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난 일단 가게 문을 연 뒤 오픈 준비를 하고 계속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남편은 전화를 여전히 받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난 가게전화를 착신시켜 놓고 집으로 향했다.
가게와 집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
달려가니
5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찰칵 '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남편은 곤히 잠든 모습이었다.
근데 마음이 참 희한한게..
가게에 오는 내내 택시안에서나 가게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계속
마음 속으로 화가 치밀어서 주체할 수 없었는데..
막상 남편의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순간 그 전에 화가 났었던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왜 그렇게 불쌍하게 보이는지...
결혼 후 지금껏 날 위해서 열심히 일했던 남편의 모습이 순간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듯 했다.


그랬다.
남편은 지금껏 참 열심히 살아 왔다.
장사가 안되면 안되는대로 신경쓰며 잠을 설쳤고..
장사가 잘되면 피곤에 지쳐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난 그런 남편에게 따뜻한 말을 한번도 해주지 않았다.
'누구나 결혼하면 다 그래..다 그렇게 해..' 란 생각을 가졌었다.

그런데..
오늘 남편의 곤히 잠든 모습을 보니 그건 다 여자들이 편하게 생각할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일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얼마나 잠이 부족했으면..
얼마나 생각이 많았으면..
얼마나 가족을 생각했으면..

전화가 이렇게 수십번씩 울리고 가게문을 꼭 제시간에 열어야 한다는
철칙을 가진
사람이 일어나지 못하고 꿈 속을 해매고 있었을까란
생각을 하니 눈시울이 붉어지며 선뜻
깨우지 못하고 한참동안
남편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내 옆에 있어줘서..
 날 사랑해줘서..
 날 위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란 말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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