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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째 지냈노.."

" 잘 지냈지.. 니는? "
" 잘 지냈다..진짜 오랜만이다 그자.."

정말 오랜만에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스마트폰의 영향때문에 종종 친구들의 연락을 카톡으로 받아서 참 좋습니다.

" 니 전화번호 알아 낼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나..
얼마전 정숙이한테서 전화번호 알았다."

가족들과 외식하러 갔다가 우연히 작은언니를 만나고 나서 내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했던 정숙이가 친구들에게 내 전화번호를
가르쳐 준 모양이었습니다.

사실 연락을 하면 할 수 있는 상황이었겠지만 다들 결혼하고 남편 직장따라
이곳 저곳 이사를 하는 바람에 연락이 끊긴 친구들이 많았지요.

" 목소리 옛날하고 똑같네.."
" 글라.. 니도 마찬가지다.. "
" 많이 변했겠네.."
" 변했지..살도 많이 찌고..ㅎㅎ"
" 난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 같다.."
" 진짜가..부럽다.. 빼짝 마른게 요즘엔 대세아니가.."
" 하하하하하....."

누구나 다 그렇듯이 사회생활하면서 만난 친구들과는 달리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학창시절때 친구들과 통화는 사심이 없고
늘 애뜻함이 묻어 있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언제 한번 봐야지.."
" 그래.. 쉬는 날 언젠데? "
" 월요일.."
" 월요일?!.. 난 일요일에 쉬는데...."
" 다음에 보고 내가 일요일에 시간 낼께.."
" 그라믄 좋고..."
" 근데..니 근철이오빠 소식 들었나?"
" 아니.. 왜? "
" 내 그럴 줄 알았다.. 다음에 시간내서 근철이오빠도 함 보자..'
" 근철이오빠?!.."
" 응.. 니 억수로 보고 싶다고 해서.. 얼마전에 만났거든..
맞다..내 말안했제.. 근철이오빠 우리동네 그처 산다.."
" 그렇구나.."

오랜만에 연락을 해서 그런지 친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늘어 놓았습니다.

뭐.. 저 또한 오랜만에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 잠시나마 학창시절 그때의
기분이 많이 들어 좋더군요.

그런데 친구와 대화를 하다 조금 당황스런 말을 들었습니다.
학창시절 같은 동네에 사는 오빠 즉 날 짝사랑했던 근철이오빠가 20대
초반에 집에
큰불이 나서 전신화상을 입었다고 하더군요. 
친구 말로는 전신화상으로 몇 번 수술을 했다고는 하지만 흉터가 많아
거의 집에서 생활을 하다시피 한다고 한마디로 대인기피증으로 인한
휴유증으로 사람들을 잘 안 만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날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했습니다.
학창시절 같은 동네 오빠였지만 늘 친오빠 같이 챙겨주는 정말
친절한 오빠였지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알았지만 그 오빠가 날 엄청 좋아했었다고
친구에게서 뒤늦게 알았답니다.

그 당시엔 솔직히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요.
하지만 딸기농장을 크게 하며 나름대로 잘 살았던 오빠는
딸기철만 되면 박스로 주고 했었지요.
물론 다른 친구들에겐 주지 않았고 저만 챙겨 주었지요.
여하튼 늘 뭐든 잘 챙겨주는 오빠로 기억이 됩니다.

그런데 어린나이에 짝사랑한 절 지금껏 잊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 솔직히 급 당황했답니다.

여하튼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죽기전에 꼭 한번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한다는 친구의 말에 놀랐고
지금까지 잊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고 보고 싶어하는 오빠의 말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 자기야.. 중학교때 늘 챙겨 주는 동네 오빠가 있었거든..
친구가 그러는데 꼭 한번 보고 싶어한데..
뭐..친구들이랑 같이 보는거고.."
" 보라매.." (만나 보라는 경상도 사투리.)
" 진짜?!.."
" 중학교때 니 잘 챙겨 줬던 오빠라메..
지금껏 못 잊고 보고 싶어하는데 얼굴 한번 보여줘라..

몸도 많이 안 좋다면서.. "
" 그라까......ㅎ"

남편은 언제나 나한테는 긍정적인 마인드입니다.
그래서 더 고맙게 느끼며 살고 있지요.
근데 솔직히 아무리 학창시절 잘 해주고 알았던 오빠였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서 만나는거라 조심스럽기도 하네요.

25년이란 긴 세월이 흐렀지만..
학창시절 짝사랑 했었던 한 소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에 왠지모를 순수함이 묻어 있어 보입니다.

다음달 친구들과 같이 25년 전 날 짝사랑했었던 오빠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흉터가 많아 옛날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는 친구가 만나도 절대
놀라지 마라며 당부했지만
전 걱정하지마라고 오히려 친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세상을 보는 눈이 겉만 아닌 마음으로
읽을 줄 아는 나이가 되었기때문입니다.
근데 솔직히...
좀 설레이기도 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