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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님..식사는 하셨습니까? "

"  아직.. "

" 잠깐 놀러 왔습니다."

" 그래.. 차 한잔 할래? "

" 좋지요.."

가끔 늦은시간이 되면 놀러 오는 분이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서 같은 업종이라 나름대로 신경전을 벌이는 분들이 있지만
우리가게에 자주 놀러 오는 같은 상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횟집 사장님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령대가 비슷한 울 남편에게 형님이라 부르며 살갑게 대하지요.
물론 남편도 형님이라 부르며 놀러 오는 같은 상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님과 친하게 지낸답니다.

" 오늘은 일찍 손님이 빠지네요.. 조금전에 다 나갔습니다..
대목이라 그런가?!..형님은 좀 어떠세요.. 대목 좀 타시죠.."

" 뭐.. 그리 심하진 않고 조금.. 포장,배달위주라 우린 대목은 안 타는 것 같애.."

" 아..맞네요..오히려 바쁘겠네요..우린 홀에 손님을 받으니까 바로
대목 표시 납니다.."

" 그렇겠네..작년에 우리도 그랬어.."

" 형님..나중에 마치고 한잔 합시다.."

" 우리 가게는 늦게 마치는데 되겠어.."

" 제가 형님 가게로 오면 되지요..그래도 되지요..형수님.."

평소 잘 웃고 성격이 털털한 사장님은 이내 제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 네.. 그렇게 하세요.."

남편과 제게 확답을 받고는 돌아 갔습니다.
12시가 다 되었을때 약속대로 옆집 사장님이 가게에 오셨더군요.

" 뭐 시켜 무꼬? "

" 그냥 회 조금 썰어 주이소.. "

" 횟집하면서 무슨 회...다른거 먹고 싶은거 먹어.. 시켜 주께.."

" 아닙니다.. 회 좋아합니다.. 그래서 횟집 차렸는데요..ㅎㅎ"

사실 그 시간엔 솔직히 시켜 먹을 것도 마땅치 않는 시간이었지요.
그래도 회는 매일 접하는거라 다른 것을 시켜 줄려고 했는데
미안해서인지 회 좋아한다고 계속 회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린 간단히 회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뭐.. 같은 업종이다 보니 가게 운영이라든가..
명절을 앞두고 잘 안된다는 이야기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하는 중에 직원들이 참 좋아서 지금껏 잘 버틴다며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감사해한다는 이야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잘해 주고 싶다고 하면서 이런 말도 하더군요.

" 장사가 안되면 직원들도 맘이 편하지 않는거 잘 압니다.
저도 횟집을 차리기 전에 남의 집에서 일해 봐서 그 현실을 너무도 잘 알지요.
그래서 직원들이 불편할까봐 마누라도 가게에 못 나오게 합니다.
물론 부모님도 말이죠.."

" 그래도 아들이 횟집하면 한번씩 가게와서 회도 먹을 수 있고 그렇죠..
서운하시겠는데요.."

" 서운하시더라도 부모님께 이해해 달라고 합니다.
예전에 남의 집에서 일해 보니 사장 식구들이 가게에 오니
신경이 정말 많이 쓰이더군요.
이리저리 눈치도 봐야하고.. 그게 제일 피곤했습니다.

그래서 절대 우리 식구들은 가게에 못오게 합니다."

" 하기사.. 식구가 오면 그럴수도 있겠네요."

" 그럼요.. 식구들이 가게에 와서 가만 앉아 있어도 사장과
동급으로 생각하고
신경을 쓰게 되지요..
그런 마음을 너무도 잘 알기때문에 그런답니다
."


사실 ..
옆집 횟집 사장님의 말을 듣고 솔직히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답니다.
횟집을 하면 가족도 올 수 있고, 친척도 올 수 있는데..
그런 당연한 모습들을 모두 직원들을 위해 배제하는 모습에서 말이죠. 
그런데 더 놀라운건..
비가 오면 다른 가게와는 달리 손님이 많이 없다는 것에 인지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출입문에..
' 잠깐 볼일 보고 몇 시까지 오겠습니다.' 라고 종이를 붙이고
직원들과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더군요.

"비도 오는데 손님이 없다고 인상 쓴다고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도 손님이 없어 휴식을 한다고 해도 솔직히 마음이 안 편할겁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엔 영화 한편 보면서 잠깐 쉬고 손님이 많을땐
열심히 화이팅 하자고 합니다. 제가 예전에 남의 집에서 일해 보니
장사 안된다고 인상쓰는 사장보니 바쁠때 보다 더 피곤하더군요.
그 생각에 난 안 그래야지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대단한데.. 그런 사장 없을텐데.. 그래서 직원들이 오래 있는갑다.."

" 아닙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 주니까 그렇게 해 주고 싶은거지요..
누나는 저보다 일찍 나와서 미리 가게 정리정돈도 자기 일처럼 하고..
동생들도 잘해요..그래서 그렇지요..ㅎ"

" 누나?!.."

" 아.. 누나는 우리집에서 일하는 이모예요.."

" 일하는 분을 누나라고 부르는 사람은 처음이네.. "

저도 남편말처럼 일하는 분을 누나라고 부르는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 직원들이 가게에 오래 있고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다 있네..
사장이 직원들을 그렇게 배려하고 아끼는데 누가 열심히 안하겠어.."

" 별 말씀을요.."

옆집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직원들이 일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훈훈한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으니 하루의 피곤함이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 참 각박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오늘은 왠지 세상은 살만하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더군요.
어때요..
정말 멋진 사장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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