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필요한 것을 챙겨서 남편이 입원한 병실에 들어서는 순간 ..

전 차마 눈뜨고 못 볼 것을 너무 정나라하게 보고 까물어치는 줄 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
텔레비젼에서 본 용그림(문신)이 온 몸에 그려진 행님(조폭)을 직접 본 것입니다.
(내가 들어갔을때 윗옷을 갈아 입고 있더군요. 으...생각만해도 섬찟..)

' 옴마야...뭐고 저 사람...'

놀란 토끼눈을 하고 남편에게 다가가서 도대체 이게 뭔 일이냐는 듯 쳐다 봤지요.

" 조금전에 입원했다.."
" 응..."
" 나가서 이야기하자.."

분위기가 좀 그랬는지..
남편은 조용히 절 복도로 이끌었습니다.

병실에서는 도저히 그 사람들에 대해서 저도 대화하기가 껄끄럽더군요.
중요한 것은 남편이 입원할때만 해도 6인실 병실에 2명 뿐이었는데..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 4명이 같이 입원을 한 것입니다.
거기다 남편과 둘이서 병실을 지키던 한분이 오후에 퇴원한다고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
남편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우린 은근히 겁이 났습니다.

" 뭐고..하필이면 조폭들이고.."
" 그러게..아까 문신 봤제.. 무시무시하더만..환자복 갈아 입는데 다 그렇더라.."
" 어짜노..병실 옮겨 달라고 하까? "
" 뭐할라꼬.. 내일이면 퇴원 할낀데.. 무슨 일 있겠나 걱정마라..
자기들도 아파서 입원했는데.."

맞습니다.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다쳐서 입원한 것 같더군요.
한명은 코뼈가 부러진 사람이고..
다른 한명은 다리를 절룩거리고..
또 다른 한명 즉 최고 대빵으로 보이는 사람은 뭐땜에 왔는지 몰라도 같이 입원했더군요.
나머지 한명도 대빵처럼 아픈 곳도 없겠던데 입원했고..
내가 보기엔 싸움을 해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것 같았습니다.

" 니 아까 볼일 보러 간다메.."
" 응.. 보고 시간되면 머리 좀 자를려고..일한다고 못 잘라서.."
" 그라믄..니 머리 자르고 집에 바로 들어가라..피곤할낀데.."
" 게안타.. 이제 왔는데 좀 있다가 갈께.."
" 그냥 가라.. 아까 봤제.. 문신한 사람.. 신경쓰인다 .."
" 알았다..사실 나도 좀 그렇더라.. 자기 혼자 있겠나?!.."
" 게안타..내 신경쓰지 말고 집에가서 푹쉬라.."

등 떠밀다시피 남편은 집에 가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저도 병실에 있을려니 좀 그래서 남편 말을 듣기로 했지요.

볼일을 보고 난 뒤 집에 도착해서 가게일때문에 평소 잘 하지 못한
청소를 하고 편안한게 텔레비젼을 보며 오랫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편이 입원한 후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침대에 누워 있으니 피곤이 막 밀려오더군요.
그래서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텔레비젼을 껐습니다.
그런데 잘려고 하니 갑자기 남편 걱정이 은근히 되더군요.
병실 가득 온 몸에 문신을 한 사람 즉 조폭들과 같이 있어 신경이 더 쓰였습니다.
그래서 남편 걱정도 되고 해서 문자를 넣었답니다.


그랬더니 남편 안 자고 있었는지 바로 문자가 오더군요.


' 헐..병원 들어 올때부터 이상하더만..
아예 이 병원은 요양 병원이구만.. '
남편 문자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하튼..
조폭들 사이에서 별 일 없이 있는 것 같아 마음 편히 잠을 청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고 때문에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지 평소에 잘 시간이 아닌데도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남편에게서 온 문자를 보자마자 전 잠에 푹 빠졌답니다.


그런데..
12시가 다 되어서 문자가 왔더군요.
' 이시간에 누구지? '
늦은 시간에 온 문자라 안 볼 수도 없고 잠결에 문자를 봤답니다.


ㅋ....

문자를 보는 순간 웃음이 나오더군요.
사실 평소에도 겁이 좀 많은 울 남편이거든요.
얼마나 겁이 많냐면..
공포영화는 연애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보러 가지 않을만큼 무서운 것을 싫어하구요.

거기다 텔레비젼에 귀신이라도 나오는 것이 있으면 재밌게 시청하다가도 바로
 다른 채널을 돌리고 싸움도 몸이 다칠까싶어 아예 하지 않는다는 남편입니다.
사실 싸우는게 무서워서 그러면서..
여하튼 겁이 엄청 많은 남편이지요.
그런데 6인실 병실안에 4명이 조폭이고 한명은 퇴원하고 혼자 있는데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일까요.
조폭들 하나 하나 행동에 신경을 썼는지 늦은시간  내게 온 문자를 읽어보니 
왠지 조금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그림(문신한 사람)들이 다 나갔으니 남편은 푹 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근데..
입원한 그림들(조폭) 밖에 마음대로 나가도 되는지 좀 의아했습니다.
뭐..우리도 입원할때부터 이상한 병원이라고 느끼긴 했지만
정말 오래 있고 싶지 않은 병원이었답니다.
울 남편 사업하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일때문에 화요일에 퇴원했지만..
입원했을때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정말 웃지 못할 에피소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림들 입원해 있겠지요?!..
ㅎ...
근데 솔직히 온 몸에 문신을 한 것이 좀 껄끄럽게 보이긴 했지만
하루 같이 있어 보니 나름대로 친절한 부분들이 많더군요.
뭐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한 우리가 잘못이기도 하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