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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오후 늦게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 여보세요~. "
" 간만에 형제들끼리 목욕탕 모임 어떻노..시간되나?"
" 오늘?!.. 몇 시에 볼낀데?.보고.."

결혼을 한 뒤..
서로 바쁘게 살아도 한달에 한 번씩은 이런식으로 갑작스런 모임을 가지곤 합니다.
여자형제들이 많다 보니 어쩌다가 만나더라도 자주 만난 것처럼
재미난 이야깃거리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답니다.
자주 이런 모임을 가지지 못해서 그런지 가끔 한번씩 만날때마다 더 즐거운 것 같습니다.

언니들과 약속장소에 만나서 우리가 자주 가는 목욕탕에 들어갔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전 언니들이 이렇게 모임이라고 불러내야 목욕탕을 가지 혼자서는 잘 가지 않는편입니다.
혼자서 가기에 왠지 좀 그렇기도 하고, 요즘 집에서도 충분히 목욕시설이 잘 되어 있기때문에
굳이 목욕탕에 갈 필요성까지 느끼지 못해서더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일까..
언니들과의 목욕탕모임은 때를 밀러 간다는 것 보다도 언니들과 같이 목욕탕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길하면서 즐겁게 놀고 온다는 느낌이 더 좋습니다.
늘 그렇듯이 별로 특별나게 재미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웃음꽃이 만발하지요.

오늘은 작은언니때문에 더 우스운 일이 있었습니다.
어릴적부터 유별나게 다른 사람보다 깔끔을 떠는 언니인데..
목욕탕에서 이야기를 하는 내내 얼마나 열심히 몸을 깨끗이 씻는지..
낮에 운동갔다와서 땀을 다른날 보다 많이 흘렸다면서
까실까실한 새이태리타올까지 준비해 와서는 마구 씻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씻는 언니를 걱정스럽게 보던 큰언니가 보다 못해 한마디 하더군요.

" 니.. 안 아프나.."
" 뭐가.."
" 새이태리타올로 와그리 씨게 미노..."
" 아닌데...ㅎ..습관이 되어서 그런갑다..게안타...."

작은언닌 어릴적에도 이태리타올로 완전 벌겋게 될때까지 박박 씻는 편이지만..
왠지 오늘은 더 심하게 보였습니다.
어릴적 그렇게 늘 씻는 모습을 자주 봤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왜그리 아파 보이던지..ㅎ
어릴적부터 깔끔하게 씻는 습관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목욕탕에선 늘 이태리타올로 때를 밀어야 씻은 것 같다는 언니..
작은언니를 보면서 다른언니들과 전 꼭 옛날 사람같다고 놀리곤한답니다.

그렇게 언니들과 간만에 목욕탕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회포를 풀고 즐거운 모임을 가진 후 따뜻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다른 모임보다 한달에 한번씩 목욕탕모임에 갖다오면 몸도 깨끗해지고..
무엇보다도 기분까지 산뜻해서 다른종류의 모임에는 가끔 빠져도 목욕탕 모임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갈 정도로 좋아한답니다.

집에서 목욕탕에 가져간 목욕용품을 정리하다 목욕탕선반에 쓰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이태리타올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갑자기 새이태리타올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선반위에 고스란히 보관된 새이태리타올도 사실은 작은언니가 시장에서
한묶음 사서 목욕탕 모임에 갔을때 언니들과 제게 하나씩 나눠준 것이랍니다.

'언니도 참...'

언니가 사 준 이태리타올을 보는 순간 갑자기 옛날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삶이 많이 윤택해져서 거의 집집마다 목욕탕이 있어 샤워를 자주 하다보니
목욕탕에 가더라도 옛날과는 달리 보통 몸을 깨끗이 씻으러만 가는 것보다
대충 샤워하고 찜질방에서 피로에 지친 몸을 풀러 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눈에 띄게 때를 미는 사람도 없구요..
우리작은언니 빼공..ㅎㅎ



이 시점에서 그럼 재미난 추억 보따리를 풀어 볼까요.
지금은 잊혀져가는 옛날 목욕탕의 추억은 뭐가 있을까!

옛날에는 목욕탕에가면 거의가 첫째 이태리타올로 몸이 붉어질 정도로
때를 밀고 또 밀고 집으로 돌아 오지요..
솔직히 그시절에는 목욕시설이 미비했잖아요.
지금처럼 욕실도 없고 따뜻한 물도 데워서 씻는 상황이라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목욕탕에선 완전 때미는 전쟁터같은 분위기였었지요.
그리고..두번째는 아는사람을 만나면 서로 인사를 한다는 것
ㅋㅋ..

" 00 야 오랜만이네.."
" 요즘 뭐하노.."
" 니 마이 컷네.."
" 어무이는 잘 계시나...".

목욕탕안이라 부끄러울만도 한데 어찌 그리도 인사성이 밝았는지..
요즘엔 아는사람을 목욕탕에서 만나도 별로 아는체 안하는 세상인데 말이죠.
사실 목욕탕이 아니더라도 자기집 주위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일겁니다.
만약 주위에 아는 분을 만나도 모르척 지나가는게 보통이지요.
옛날처럼 이웃사촌같은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는 듯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기적인 느낌이 목욕탕에서 느끼는 것들과도 많이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세째는
" 등 같이 미실래요~! "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요.
물론 요즘엔 등미는 기계도 목욕탕안에 설치되어 있고..
때를 밀어주는 아주머니도 목욕탕에 계시니 굳이 서로 등 밀자는 그런 사람들은 없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 등 좀 같이 밉시다 '라고 하면 ' 금방 밀었거든요.. '하며 자리를 피하기 일수..
그만큼 남이 나의 등을 민다는 자체와 내가 힘을 써서 남의 등을 밀어준다는 자체를 싫어한답니다.

네째는 뭘까..
먹을 것 ( 물, 요쿠르트, 음료수) 등을 바리바리 집에서 가지고 갑니다.
뭐 지금도 그렇게 준비해 오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옛날에는 음료수는 목욕탕 갈때 필수 품목 중에 속한 것이었습니다.

다섯째..
비누나 치약은 집에서 준비해 간답니다.
요즘에는 목욕탕에가면 치약은 목욕탕안 한켠에 줄로 메달아 놓아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구비해 놓았습니다.
물론 비누도 샤워기가 설치된 곳곳에 여유있게 준비해 놓았고..
그렇다고 그 비누를 쓰고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은 없답니다.
그만큼 삶이 예전보다 윤택해졌고 공공시설물이란 개념이 확실히 인식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여섯째..
옛날에는 엄마들이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많이 데려갔었답니다.
물론 그시절 아버지들은 혼자서 목욕가기를 좋아하셨기때문이었는지..
아이를 데리고 가서 씻겨 오는 것을 나름 귀찮아 하셨습니다.
그래서 엄마들이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데리고 온 적이 많았답니다.
지금은 감히 상상도 못하는 일이지만..
저도 초등학교 2학년때 같은 반 남자친구를 목욕탕에서 만났는데 서로 어색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남자친구는 억지로 엄마랑 왔을 것이공..ㅎㅎ
목욕탕에서 만난 이후 그 친구는 절 볼때마다 피해 다녔지요.
어렸지만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쨔~~식..ㅎㅎ

일곱째..
목욕값을 아낄려고 아이 나이를 속이는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희엄마도 그랬거든요.

ㅎㅎ..
생각나는대로 정리해 보니 많네요.
지나간 옛추억이지만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는 것을 보면
별로 넉넉하지 않았던 과거였지만 그 시절도 나름대로 즐거운 일이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이글을 적는 시간도 과거라는 시간속에 박히겠지만..
이 모든 것도 세월이 흐르면 훗날 재미난 추억이 된다고 생각하니
하루 하루 나름대로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추억속으로 남겨질 모든 일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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